카카오 직장 내 괴롭힘, 인사평가 논란 왜?
카카오 직장 내 괴롭힘, 인사평가 논란 왜?
  • 김성화 기자
  • 승인 2021.02.22 17: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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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성 전제 돼야 할 다면 평가, 과연 지켜졌나?
나 싫은 사람 숫자만 툭, 피드백 방식도 문제
직원 신뢰 잃은 카카오…직장 내 괴롭힘 가볍게 보지 않아야
그래픽=김성화 기자
그래픽=김성화 기자

톱데일리 김성화 기자 = 가족보다도 더 긴 시간을 보내는 부서 내 누군가가 나와 일하기 싫어한다는 것을 알게 된다면 당신은 어떻게 반응할 수 있을까. 아마 하루 종일 그 직원이 누군지 생각하게 되지 않을까. 나에게 건네는 커피 한잔이 진심인지 아니면 그 마음을 숨기고 싶은 거짓인지, 나에겐 들리지 않게 말하는 두 사람이 나를 흘깃 쳐다보는 것만 같고, 나는 모르는 사실들이 직원들 사이에서 떠돌아다니고, 또는 같은 부서 직원들이 나를 따돌리고 있다고 느낀다면? 만약 그런 일이 회사의 인사평가 시스템을 통해 발생한 일이라면 당신이 선택할 수 있는 건 무엇일까?

논란이 일어난 카카오의 인사평가 시스템은 그 본래 의도를 벗어나 보인다. 최근 올라온 글을 바탕으로 요약해보면, 카카오는 다면평가를 통해 나에 대해 ‘함께 일하고 싶지 않다’를 선택한 직원수를 보여준다. 다면 평가는 상사가 일방향으로 평가방식에서 상사, 동료, 부하, 내·외부 고객으로부터 피평가자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고 피드백하는 인사평가제도다. 

카카오는 ‘함께 일하고 싶지 않다’를 선택한 직원 실명은 “시스템 상으로 절대 확인할 수 없다”고 말했지만, 직원들은 조직장부터는 동료평가 실명 결과를 확인할 수 있다고 말한다. 해당 평가 방식은 2년 전부터 도입됐다.

인사 컨설팅 전문기업 아인스파트너의 김종연 솔루션 프로듀서 팀장은 “나오는 얘기로는 다면 평가가 셀장, 그룹장부터는 응답한 사람이 누구인지 오픈된 방식으로 보인다”며 “인사 쪽 외에는 오픈 하지 않는 것이 맞으며 누가 어떤 답변을 하는지 오픈하는 거 자체는 심리적으로도 그렇고 평가 받는 사람에게 좋지 않다”고 말했다.

문제가 더 불거진 건 카카오 싫어하는 사람 숫자만 보여주는 피드백 방식에도 있어 보인다. 또 상사에 대한 평가는 거의 반영되지 않았다는 글이 반복되고 있다.

김 팀장은 “다면 평가는 상사에서 내려오는 평가 방식이 주관적인 것 아니냐는 의견에 따라 보조 방법으로 활용하는 건데, 엄격한 회사는 다면 평가를 위한 맵핑(mapping)을 우리와 같은 업체에 맡기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며 “피드백이 주어질 때도 통지하듯 하는 게 아니라 상사가 익명성이 보장된 결과를 통해 해당 직원과 타인 관점의 갭을 줄이도록 해야 하며 실제로 (상사와 같은)전달자를 위한 교육도 따로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카카오와 같은 방식은 다른 회사들에서도 사용한 사례가 있다. 김 팀장은 “yes or no 방식으로 그 사람에 대한 긍정률을 평가해 참고 자료로 하는 경우가 있으며 아무리 다면 평가 문항이 잘 만들어 졌어도 보고 받는 입장에서는 이런 긍정률 항목 점수를 더 보기도 한다”며 “이 문항이 키포인트였던 것 같지만 결정적인 건 아니고, 이런 일이 일어나는 데 내부적으로 다른 문제가 있는 상태였던 거라 생각된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어떠한 문제가 카카오 내부에 있었는지는 알 수 없다. 다만 직원들은 이미 존재한 문제들로 인해 회사에 대한 신뢰도가 상당히 낮은 것으로 보이며 이런 상황에서 다면 평가 방식이 효율적이긴 힘들다. 

카카오 직원이 밝힌 내용을 보면 카카오는 논란이 된 카카오 직원 유서 글이 나온 후 3일째 ‘생존점호’를 하고 있으며 “가해자를 찾아서 엄벌할 생각은 없고 피해자를 찾는데 혈안이 돼 있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생존점호를 하는 사람도 조직장이라 가해자가 피해자보고 ‘살아있니?’ ‘숨은 붙어 있니’ 라고 뭍는 꼴”, “피해자보고 알아서 나서달라고 하다가 누가 알아서 나서겠냐, 회사 시스템을 믿냐는 말이 붉어지자 나온 게 ‘카카오톡 익명 오픈채팅방’ 통한 제보”, “과연 비밀이 보장될까?”라는 말도 꺼냈다.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어플리케이션 블라인드에 올라온 카카오 직원들의 글. 사진=블라인드 캡쳐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어플리케이션 블라인드에 올라온 카카오 직원들의 글. 사진=블라인드 캡쳐

인사평가도 평가지만 카카오가 기업에서 직장 내 왕따나 업무 또는 업무 외 스트레스로 인한 영향을 가볍게 보고 있는건 아닐까. 경찰청에 따르면 2014년부터 2018년까지 직장 또는 업무상의 문제로 자살을 한 사람은 매년 500명에 이른다.

또 2018년 한국산업안전보건연구원이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전국 1506명 근로자 중 1년에 1번이라도 직장 내 괴롭힘을 느낀 적이 있는 응답자는 약 1100명(73.3%)이다. 월 1회 이상 빈도로 경험한 비율도 46.5%나 된다.

특히 이중 괴롭힘 행위자가 상급자라 언급한 사람이 42.0%, 임원 또는 경영진이란 응답이 35.6%니 사실상 내 위의 상사들이 직장 내 괴롭힘의 원인이다. 또 개인적 괴롭힘 경험이 39.0%지만 집단적 괴롭힘도 5.6%로 나타났으며, 조직적 괴롭힘 유형으로 경영 전략 차원 괴롭힘이 22.4%라 응답했다. 일부라고 보기 힘든 수치다.

신체적 공격 외 협박, 명예훼손, 언어폭행 등과 같은 정신적 공격 유형은 쉽게 볼 수 있는 형태다. 다른 사람들 앞에서의 질책, 물건을 던지는 행위, 실수를 모든 사람들 앞에서 큰 소리로 이야기하는 행위 등이 포함된다.

인간관계 단절 유형에는 인사를 해도 무시하거나 말을 걸어도 응답이 없는 행위, 보고한 업무에 답이 없고 부서 회식 등에 부르지 않는 행위, 다른 사람에게 ‘저 사람 도움 받지 마’ 등의 말을 하는 행위가 포함되며 업무상 불필요한 일을 시키거나 불가능한 일, 휴일 근무를 수행해도 끝낼 수 없는 과도한 업무나 반대로 능력이 필요 없는 일을 시키거나 아예 업무를 부과하지 않는 과소한 요구를 하는 경우도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한다.

어른들의 세계는 은밀하다. 가장 최근에 당한 직장 내 괴롭힘 유형으로는 ‘정신적 공격’이 24.7%로 가장 높다. 이어 ‘과대한 요구’가 20.8%, ‘인간관계에서의 분리’가 16.1% 순이다.

또 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과거 5년간 직장 내 괴롭힘 ‘가해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27.4%며 56.7%는 직장 내 괴롭힘에 대한 직장의 대응에 대해 ‘납득하지 못했다’고 응답했다. 괴롭힘을 당하고도 60.3%가 ‘특별한 대처가 없었다’고 답한 이유가 납득이 된다.

김 팀장은 “해당 제도가 2년이 됐다면 시행 첫 해 이후 개선책이 많이 나왔을 것이고 이를 반영해 진행했을 텐데 카카오가 이런 반응까지는 예상을 못했을 수도 있다”며 “시행 1년 차 때는 문제가 있으며 개선을 하려고 하고 민감하게 반응하고 하는데 소수의 반응이면 대세에 영향을 못 미쳤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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