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퇴장, 삼성 장악…뒷북 분리공시제 도입 '무용지물'
LG 퇴장, 삼성 장악…뒷북 분리공시제 도입 '무용지물'
  • 이진휘 기자
  • 승인 2021.02.16 16: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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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사업 정리 수순 LG전자, 삼성전자 점유율 80% 예상
문재인 대통령 공약사항 '분리공시제' 올해 국회 통과 목표
경쟁 전제로 한 분리공시제 "실효성 의문, 분리공시제 후속책 논의 필요"
사진=삼성전자 홈페이지
사진=삼성전자 홈페이지

톱데일리 이진휘 기자 = 국내 스마트폰 시장이 LG전자 사업 정리 흐름에 따라 삼성전자 독주로 재편될 예정이지만, 오래 묵혀둔 분리공시제가 제대로 작동할지 의문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7년 간 두 차례 실패했던 분리공시제 도입을 연내 이루겠다는 목표로 올해 초부터 강하게 밀어붙이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지난달 20일 ‘2021년 업무계획’을 발표하고 분리공시제를 포함한 이용자 보호 정책들을 주요 사항으로 다뤘다.

분리공시제는 스마트폰 판매 시 공시지원금을 구성하는 이통사 보조금과 제조사 보조금을 따로 공시하는 정책이다. 지난 2014년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 제정 당시 함께 도입이 추진됐지만 지원금 공개가 영업기밀 유출이라는 삼성전자 등 제조사 반발에 부딪혀 시행되지 않았다.

이어 지난 2017년 LG전자가 찬성 의견을 밝혔지만 삼성전자 반대로 또 다시 좌절됐다.

정부가 분리공시제를 통해 지원금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휴대폰 제조사 간 경쟁을 유도해 가계통신비 인하를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궁극적으로 제조사가 지급하는 지원금 규모 만큼 단말기 출고가를 낮추도록 압박이 가능하다는 계산이다.

분리공시제 효용성의 전제 조건에는 경쟁이 깔려 있다. 분리공시제는 참여 사업자가 많을수록 요금경쟁에 따라 통신비 인하로 이어지는 기대 효과가 크다. 반대로 업계 전망에 따라 80%까지 시장 독식이 가능한 삼성전자가 지원금 경쟁사가 없는 시장에서 지원금을 더 많이 제공하길 기대하는 건 힘들다.

지난해 11월 분리공시제 관련 개정안에 대한 국회 검토보고서는 “지원금을 분리공시할 경우 적정 출고가에 관한 판단이 가능해짐으로써 제조업자 간 출고가 인하 경쟁을 촉발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 효과가 있을 것”이라면서도 “분리공시제를 실시할 경우 제조업자가 반드시 출고가를 인하하게 될 것으로 단정할 수는 없고 이용자에 대한 지원금만 축소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한다.

지원금을 공개해 단말기 출고가를 낮춘다는 것도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다. 스마트폰은 전세계 동일한 가격으로 판매하는데 글로벌 시장까지 한꺼번에 가격을 인하하는 건 제조사 입장에서 손해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7년 분리공시제 도입에 반대하는 내용 의견서에서 “단말기 가격은 제품의 성능, 디자인, 수요와 공급 등 시장 상황에 의해 결정되기 때문에 분리공시제가 도입된다고 인하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전했다.

또 국내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유일한 경쟁자로 볼 수 있는 애플은 애초 지원금을 지급하지 않고 있기에 홀로 할인을 제공하는 삼성전자가 앞으로 지원금을 축소할 가능성도 있다. 결국 경쟁 효과는 사라지고 삼성전자만 규제하는 법안이 될 가능성이 커진다.

문재인 대통령 후보 시절 당시 선거공약으로 내세운 분리공시제. 사진=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선거 후보 홈페이지
문재인 대통령 후보 시절 당시 선거공약으로 내세운 분리공시제. 사진=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선거 후보 홈페이지

그럼에도 정부는 분리공시제가 문재인 대통령의 당선 공약사항이었던 만큼 분리공시제 도입을 우선 강행할 것으로 보인다. 국회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발의된 분리공시제 관련 단말기 유통법 개정안들이 이달 임시국회에서 논의되고 올해 통과를 목표로 입법 속도를 낼 전망이다.

또 방통위는 관련 법안이 가결되는 대로 조속히 시행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방통위 관계자는 “삼성전자 위주로 재편될 시장 체제에 맞는 후속책들은 아직 구체적으로 논의된 부분이 없다“며 “정부 입장에서는 현재 추진 중인 분리공시제가 여전히 시장에 필요한 방안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지금 대안을 만든다는 게 쉽지 않고 다른 논의로 넘어갈 경우 분리공시제 도입이 아예 취소될 가능성을 우려해 기존 방식대로 진행하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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