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방의 한진 '내로남불' 공격, 도대체 이유가 뭐야?
경방의 한진 '내로남불' 공격, 도대체 이유가 뭐야?
  • 김성화 기자
  • 승인 2021.01.25 16: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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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방 참여한 HYK 펀드, 한진에 지배구조 개선 요구
집중투표제, 감사위원 분리선임 등 경방도 도입하지 않은 요구 사항
김준-김담 형제 지배력+친인척 회사 삼양홀딩스 임원 감사위원으로
2015년 4월 이후 하락세인 주가까지…"한진칼 공격 실패한 KCGI와 연대 가능성"
사진=한진 홈페이지

톱데일리 김성화 기자 = 경방의 한진 경영 참여 목적 배경을 두고 뚜렷한 이유를 제시하는 곳이 없다. 특히 지배구조 차원에서의 요구 사항들은 정작 경방도 시행하고 있지 않은 부분이라 그 진실성에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 20일 HYK파트너스가 한진그룹의 한진에 지배구조 개선과 주주 가치 제고를 위한 주주제안서 내용증명을 발송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HYK파트너스가 요구한 내용은 ‘2인 이상의 이사를 선임하는 경우 집중투표제를 적용하지 않는다’는 정관 삭제와 함께 ▲3명 이상 8명 이내인 한진의 이사 정원 10명으로 확대 ▲비상무이사 후보로 한우제 HYK 대표 선임 ▲보통주 1주당 배당금 1000원 ▲중간배당 제도를 시행 등이다. 또 지난달 8일에는 ▲감사위원 전원 분리선임 ▲전자 투표제 도입 ▲전문경영인 체제 도입 ▲이사 자격 제한을 요구했다. 업계에서는 이런 요구 사항에 대해 지난해 말 부임한 조현민 부사장을 노린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9.79% 한진 지분을 가지고 있는 HYK 1호 PEF 펀드는 지난해 10월 섬유업체 경방으로부터 8.05%의 한진 지분을 매입했다. 이때 경방은 62억원의 차익을 얻었고 ‘단순투자와 수익창출이 목적’이라 밝혔다. 하지만 지분 보유 목적을 ‘회사의 경영목적’으로 변경함에 따라 단순 수익창출로는 보기 힘들어졌고, 이후 요구한 사항들도 이를 뒷받침한다.

여기에 경방의 입김이 없다고 보기 힘들다. HYK 1호 펀드는 HYK파트너스의 첫 번째 펀드로 경방은 기출자금액 700억원에 더해 지난해 10월 200억원을 추가해 총 900억원을 투자했다. 추가출자 전 HYK 1호 펀드의 경방 지분율이 87.28%였다.

HYK 파트너스 요구 사항은 ‘내로남불’격 성격도 가지고 있다. 경방은 지분 구성으로 보나 이사회 구성으로 보나 한진보다 더 총수일가에 유리한 지배구조를 가지고 있다.

경방의 지분구조는 특수관계인 지분율이 58.61%로 절반을 넘으며 이중 총수일가의 장남인 김준 회장과 차남인 김담 사장이 각각 13.44%와 20.98%를 보유 중이다. 이외 친인척인 이승호 씨가 5.22%, 경방육영회 재단이 4.78%, 계열사인 ㈜이매진 4.00% 등을 가지고 있다.

특히 동생인 김담 사장은 2010년 경방 지분 20만주를 매입하며 11.15% 지분율을 20.95%로 끌어 올리며 최대주주가 됐다. 이를 통해 경방에 대한 총수일가 지배력을 공고화했으며 형제 지분 다툼 시각도 제기됐다. 특히 2002년 아버지인 김각중 경방 창립자의 지분을 나란히 증여 받을 시 11.19%와 11.05%로 김준 사장이 지분율이 좀 더 높았고 자연스레 장자 상속이 되는 것 아니냐는 예측이 많았지만 현재는 그렇게 보기 힘들다.

이사회 구성은 전문경영인 도입과는 거리가 멀다. 우선 경방 또한 집중투표제와 서면투표제는 도입하지 않았고 전자투표제만 시행하고 있다. 또 사내이사 3인과 사외이사 1인으로 구성돼 있는 이사회에서 김준 회장과 김담 사장이 사내이사를 한자리씩 맡고 있다.

이사회 내에서 견제 역할을 해야 할 사외이사는 김지섭 삼양홀딩스 재경실장이며, 삼양홀딩스는 경방 지분 10.35%를 가진 주요 주주다. 삼양그룹과 경방그룹은 혼인 관계로 이어져 있다. 김용완 전 회장도 삼양그룹 창립자인 김연수 회장의 동생 김정효 씨와 결혼을 했기에 김용완 전 회장은 김연수 회장의 매제다. 또 삼양그룹 창립자인 김연수 전 회장의 아들 김상홍 전 삼양사 명예회장은 고 차부영 씨와 결혼을 했고, 차부영 씨와 자매인 차현영씨과 경방 김각중 명예회장이 부부다. 김윤 삼양홀딩스회장, 김량 부회장은 김상홍 명예회장의 자제들이기에 삼양사 총수일가와 경방 총수일가는 사촌뻘이다. 경방은 총수일가 친인척 회사 임원을 사외이사로 선임한 것이다.

이와 함께 상근감사도 강순태 전 경방유통 이사가 맡고 있어 사실상 내부 인물이다.

주주환원 정책에서도 경방은 크게 할 말은 없어 보인다. 25일 오전 12시 기준 경방의 주가는 1만2900원으로 지난 2015년 4월 24일 기준 2만6500원 이후 많이 떨어진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타임스퀘어를 비롯해 경방의 자산 재평가를 요구하는 주주 목소리도 있다. 경방의 지난해 3분기 공시에 따르면 타임스퀘어 부지 약 3만2699㎡는 장부가액 기준 2733억원이다. 9292㎡인 백화점 부지 장부가액은 1852억원이다. 부지에 건물까지 더하면 타임스퀘어를 통한 자산만 장부가액 기준으로만 8600억원에 상당한다. 2009년 자산재평가를 통한 타임스퀘어 부지 장부가액은 전년 922억원에서 2457억원으로, 백화점 부지는 1226억원에서 1928억원으로 올랐다. 공시지가 1561만원을 기준으로 하면 타임스퀘어 부지는 5104억원으로 시가총액 3523억원보다 훨씬 높다. 백화점 부지는 같은 공시지가를 기준으로 장부가액보다는 낮은 1450억원이다.

경방의 주가 대비 자산 비율인 PBR은 0.45다. 경방 주가가 저평가된 것 아니냐고 볼 수 있지만, 경방은 지난해 320억원의 영업이익 중 465억원이 타임스퀘어를 비롯한 복합쇼핑몰 사업부에서 나왔다. 섬유사업에서는 147억원 적자를 봄에 따라 장기적인 수익 창출력에 대한 불투명성이 주가에 반영된 점도 있다. 경우에 따라 다르지만 자산재평가는 보통 주가에 긍정적 영향을 준다. 또 한정된 수익 구조 때문인지는 몰라도 2014년 주당 500원으로 반짝 올랐던 배당금은 이후 125원과 180원으로 줄었다. 경방 주주들은 총수일가의 공개 매수 또는 무상증자를 해야 한다는 분위기다.

경방의 현재 행보에 대한 배경으로 KCGI와 연결고리로 KCGI 주요 투자자 중 한 곳인 조선내화가 떠오르고 있다. 조선내화는 한진과 경방에 모두 지분을 가지고 있으며, 한진 주식을 처분하는 과정에서 KCGI가 나서기도 했다.

이에 대해 업계 전문가는 "우리나라는 보유 기한 제한 등 사모펀드에 대한 경영권 방어수단이 없고, 사모펀드에 대한 고삐가 풀린 상태에서 단기적 수익을 보고 나갈 수도 있다"면서도 "그렇기에는 HYK 파트너스가 요구한 사항이 과해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한진칼에 KDB산업은행이 들어옴에 따라 사실상 공격에 실패한 KCGI가 다른 사모펀드와 연계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출구전략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타겟을 새로 설정했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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