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적립금 1000억 이상 20곳… “등록금 반환 재정 여력 있다”
대학,적립금 1000억 이상 20곳… “등록금 반환 재정 여력 있다”
  • 최종환 기자
  • 승인 2020.07.23 14: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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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국회서 등록금 반환 관련 대학 재정 토론회
韓, 대학 등록금 의존율 높고 공교육 지출 낮아
“정부도 책임 피할 수 없어… 대학 재정 문제 관여를”
김효은 대학교육연구소 연구원이 23일 국회서 열린 ‘등록금 반환 소송으로 돌아보는 대학 재정’ 토론회에서 발제하는 모습.(사진=최종환 기자)
김효은 대학교육연구소 연구원이 23일 국회서 열린 ‘등록금 반환 소송으로 돌아보는 대학 재정’ 토론회에서 발제하는 모습.(사진=최종환 기자)

톱데일리 최종환 기자 = 코로나19 확산으로 등록금 환불 목소리가 커진 가운데, 사립대 재정문제와 정부 책임론이 제기됐다.

김효은 대학교육연구소 연구원은 23일 국회서 열린 ‘등록금 반환 소송으로 돌아보는 대학 재정’ 토론회에서 “서울 주요 대학은 수 천억 원의 적립금을 쌓아두고 있다”며 “적립금 인출로 교육 여건을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코로나19로 1학기 수업 대부분이 온라인으로 진행되면서 대학생들의 등록금 환불 목소리가 확산됐다. 일부 대학은 특별장학금을 지급했지만, 상당수는 ‘재정 여력이 없다’며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국내 주요 사립대학들은 많게는 수 천 억 원의 적립금을 쌓아두고 있는 실정이다. ‘사립학교법(제32조의 2)’에 따르면, 사립대학은 교육시설 신축·증축 및 개수·보수, 학생 장학금 등에 쓸수 있도록 적립금을 쌓을 수 있다.

2018년 적립금 내역을 보면, 건축적립금 3조 5576억 원(45.8%)으로 가장 많았다. 특정목적적립금 1조 9689억 원(25.4%), 장학적립금 1조4085억 원(18.1%), 연구장학금 7529억 원(9.7%), 퇴직적립금 780억 원(1%) 등이 뒤를 이었다.

지난해 누적적립금이 1000억 원 이상인 대학은 20곳에 달했다. 대학별로는 홍익대가 누적적립금 7570억 원으로 가장 많았으며, 연세대와 이화여대도 각각 6371억 원, 6368억 원으로 뒤를 이었다. 특히 홍익대와 연세대는 최근 교육부 감사를 통해 회계 부정 등 비리가 드러나 성난 등록금 반환 여론에 기름을 부었다.

이에 대해 김효은 연구원은 “적립금이 많은 서울과 지방 대규모 사립대학은 상대적으로 재정적 여력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등록금은 학생들에게 온전히 쓰일 수 있도록 법 개정이 필요하다. 대학 스스로도 적립액을 최소화해야 한다”며 “적립금 인출을 통해 교육여건을 개선하는 노력을 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등록금 환불 논란에 정부 책임론도 나왔다. 우리나라는 대학 자율이라는 미명아래 고등교육 공공성이 크게 후퇴된 상황이다.  

교육부에 따르면, 한국의 고등교육 부문 공교육비 지출액은 학생 1인당 1만486달러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1만5556달러)의 67% 수준에 불과했다.

반면, 사립대 1인당 등록금은 743만 원에 달했다. 인문사회 646만 원, 자연과학 775만 원, 공학·예체능 828만 원, 의학 1037만 원으로 집계됐다. 한국 사립대 등록금은 미국과 호주, 일본에 이어 세계 4위다. 미국·호주는 국공립대학 비율이 각각 68%, 92%로 높고, 한국과 일본은 사립대 비율이 80%를 웃돌고 있다. 

학생들은 세계 최고 수준의 등록금을 지불했지만, 코로나19라는 상황 속에서 질 낮은 교육 서비스를 받을 수밖에 없는 구조가 양산되는 배경이다. 

김효은 연구원은 “등록금 환불 논란의 근본적인 원인은 정부의 무책임에 있다”며 “정부는 예산 부족 등을 이유로 고등교육에 대한 책임을 민간에 떠넘겼다. 정부는 ‘대학 자율’이라는 미명아래 사립대학 재정이 어떻게 사용되는지, 교육여건은 충분한지 등에 대해 엄격한 잣대를 적용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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