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10곳 중 7곳 대면 수업 ‘아직’… 등록금 환불은 ‘글쎄’
대학 10곳 중 7곳 대면 수업 ‘아직’… 등록금 환불은 ‘글쎄’
  • 최종환 기자
  • 승인 2020.05.09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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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 7일 현재 135곳(70%) 비대면 수업
전국대학학생회네트워크, 법률 자문 받고 집단소송 계획
정부 환불은 학교가 해결해야… 학교 “방역 활동으로 재정 악화”
연세대학교 학생회관 일부 문이 8일 현재 폐쇄된 모습. 학교측은 지난 4월 총학생회와 등록금 환불 관련 협의를 가졌지만, 결론을 내지 못했다.(사진=최종환 기자)
연세대학교 학생회관 일부 문이 8일 현재 폐쇄된 모습. 학교측은 지난 4월 총학생회와 등록금 환불 관련 협의를 가졌지만, 결론을 내지 못했다.(사진=최종환 기자)

톱데일리 최종환 기자 = 코로나19 여파로 상당수 대학이 대면 수업 일정을 잡지 못한 가운데, 등록금 일부를 환불하라는 학생들의 요구가 커지고 있다. 하지만 정부와 학교는 뾰족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가 지난 7일 발표한 ‘대면수업 시작 예정일 현황’에 따르면, 전국 4년제 대학 193개교(사립대 153, 국공립대 40) 중 코로나19 안정 시 또는 1학기 전체를 비대면 수업을 하는 학교는 135개교로, 전체 70%에 달했다. 전국 대학 10곳 중 7곳은 대면 수업 일정을 잡지 못한 셈이다.

다만, 협의회 측은 대면 수업 일정과는 별도로 일부 대학이 실기·실험·실습 관련 과목에 한해 교수와 학생 간 합의 후 학교 본부 승인을 받아 대면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면 수업을 하더라도 ▲ 강의실 내 학생 간 거리 1~2m 확보 ▲ 10명 이내 수업 진행 ▲ 손 소독제 비치 등으로 코로나19를 예방한다는 방침이다.

상당수 학교가 비대면 수업을 유지하면서 학생들의 등록금 환불 목소리는 가라앉지 않고 있다. 온라인 강의에 따른 학습권 침해와 수업 질 하락, 도서관 등 학내 시설 이용 제한 등이 주된 이유로 꼽힌다.

하지만 등록금 환불을 둘러싼 줄다리기는 단기간 해결될 가능성이 낮아 보인다. 학교와 정부는 재정 악화를 이유로 등록금 환불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반면, 학생들은 학습권이 침해됐다며, 법적 대응까지 불사하겠다고 엄포를 놨다.

지난 4월 서울 주요 대학 가운데 학생 측과 비교적 빨리 등록금 환불 논의를 가진 연세대학교는 한 달이 넘도록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다.

이 대학 대학원생인 A 씨는 등록금 환불 여부를 묻는 기자의 질의에 “두 달 가까이 온라인으로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대면 수업이 장기화될 경우 전체 등록금의 10%라도 환불 조치가 이뤄졌으면 한다”고 답했다.

학교 측은 온라인 강의 준비에 따른 설비 준비와 교직원 인건비, 감염병 예방을 위한 각종 비품 구매 등 지출 비용이 만만치 않았다고 호소했다.

연세대학교 기획처 관계자는 “지난달 총학생회와 등록금 환불 관련 협상을 진행했다. 결론은 내지 못했고, 현재로선 등록금 환불 및 장학금 지급 계획이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 학교는 12년째 등록금이 동결돼 재정적으로 좋은 편은 아니다”며 “오히려 코로나19 여파로 학교 내 카페, 식당, 어학당 등 문을 닫아 임대료를 깎거나 안 받는 상황이다. 정확히 집계는 하지 않았지만, 손실 비용이 생각보다 클 것으로 예상된다”고 답했다.

 

전국 29개 대학 총상회로 조직된 전국대학생네트워크가 지난달 21일 정부 서울청사 앞에서 등록금 환불 집회를 열고 있다.(사진=전국대학생네트워크 제공)
전국 29개 대학 총상회로 조직된 전국대학생네트워크가 지난달 21일 정부 서울청사 앞에서 등록금 환불 집회를 열고 있다.(사진=전국대학생네트워크 제공)

■ 전대넷, 집단소송 준비… “학교, 양질 서비스 제공 안해”

29개 대학 총학생회로 조직된 전국대학학생네트워크(전대넷)는 ‘등록금 반환 운동본부’ 참가 단위를 모집할 계획이다. 등록금 환불 관련 본부를 운영해 집단소송과 코로나19 등록금 특별법 개정 서명 운동을 벌인다는 취지다.

미국과 영국의 대학생들이 등록금 반환 소송을 추진하고 있고, 일본도 국회 차원의 등록금 지원책을 마련하고 있다는 점도 본부 운영의 긍정적인 요인이라고 전대넷 측은 설명했다.

앞서 지난달 국내 203개 대학 재학생 2만 178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자체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99.2%가 원격수업으로 인한 수업 질 하락 등을 이유로 ‘상반기 등록금 반환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이해지 전국대학생네트워크 집행위원장은 “기부금이든, 학교 재정을 활용하든 학생들의 수업권이 침해됐기 때문에 등록금 환불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며 “등록금 반환 운동 본부를 꾸려 집단소송을 준비하고 있다. 늦어도 18일까지 최종 결정이 나올 것 같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전대넷은 코로나19 확산으로 대면 수업이 장기화되자 그간 교수와 변호사 등으로부터 등록금 환불 소송을 위한 법률 자문을 받아왔다.

이해지 위원장은 승소 가능성에 대해 “확신할 수 없다”고 하면서도, “계약 채무 불이행에 따른 손해배상 청구, 학교가 양질의 교육 서비스를 제공할 책임이 있는데 이를 이행하지 않았다는 점을 볼 때 상황은 나쁘지 않다”고 밝혀 집단소송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쳤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등록금 환불 문제에 개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지만, 아직 뾰족한 대책이 없는 상황이다. 정부는 등록금 환불 문제는 대학이 알아서 해결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앞서 교육부는 1차 추경 예산 중 18억 원을 온라인 강의 지원 사업에 투입한 바 있다. 

교육부 대학재정장학과 관계자는 “등록금 일부 환불 및 장학금 지급 권고 사항은 대학이 자체적으로 해결해야 하는 사안이다”며 “이 문제는 대학의 재정과 연결된다. 상당수 대학이 코로나19 여파로 서버 증설 등 추가 비용 들어 재정이 좋은 편은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국 대학생들에게 20만 원씩 등록금을 환불할 경우 4000억 원 추경이 필요하다”며 “하지만 기재부와 국회에서 이를 수용하기 어려운 상황이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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