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화되는 美中경쟁…트럼프-시진핑사이 ‘새우등’ 안 터지려면
격화되는 美中경쟁…트럼프-시진핑사이 ‘새우등’ 안 터지려면
  • 최종환 기자
  • 승인 2019.12.11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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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中, 경제·안보 넘어 국제질서 주도권 경쟁으로 확대
“韓, 대미·대중 편승 벗어나야… 주도적 역할 필요”
“美中 경쟁 커질수록 한반도 문제 부차적… 남북관계 복원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사진=뉴스핌 제공)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사진=뉴스핌 제공)

톱데일리 최종환 기자 = 미중경쟁이 격화될수록 우리 정부의 다변화된 외교력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10일 국회서 열린 ‘2020년 미중관계 전망과 한국의 대응방향’ 토론회에서 이상현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미국의 트럼프 행정부의 등장으로 국제사회는 규범과 규칙을 넘어 각자도생의 길로 가고 있다”며 “한국이 그동안 취해온 이른바 ‘안미경중(安美經中·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에 의지한다는 의미)’은 더 이상 타당하지 않다”고 역설했다.

미국과 중국은 군사력과 경제력 같은 하드파워 경쟁은 물론 국제질서 주도권 경쟁, 사이버 안보 등으로 확산되는 추세다. 우리 정부는 두 나라의 경쟁이 불가피하다는 점을 인정해 대미·대중 편승 전략에서 벗어나 중견국으로서 한반도 상황을 주도적으로 관리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토론회 발제자로 나선 이상현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현재 전개되는 미중경쟁의 핵심은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과 중국의 ‘일대일로’ 간 대결 양상이라고 짚었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해 5월 태평양 사령부의 명칭을 인도‧태평양사령부로 변경하는 등 이 전략을 구체화하고 제도화하는 데 착수했다. 지난 6월에는 대중국 압박을 담은 ‘인도‧태평양전략보고서(IPSR)’을 내놨다.

이 보고서는 추진 전략으로 ▲ 군사적 준비태세 강화 ▲ 동맹 및 파트너십 강화 ▲ 역내 경제와 안보 네트워킹 증진 등을 제시했다. 한국과 일본, 호주 지역 일대를 아우르는 군사 전략 기지를 통해 중국을 견제한다는 게 핵심이다.

이상현 연구위원은 “미국의 패권질서는 미국 군사력의 전 세계 접근과 억제력의 행사, 이를 통한 동맹체제의 유지에 기초한다”며 “미중 패권경쟁은 기본적으로 ‘접근 대 거부’ 양상을 띠게 됐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 이후 미국발(發) ‘동맹 불확실성’은 우리 정부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줬다. 한국전쟁 이후 60여 년간 우리 안보를 지탱한 한미동맹이 전략적 딜레마에 노출됐으며, 변화된 환경에 적응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8월 한미연합훈련에 대해 “터무니없고 돈이 많이 든다”고 발언한 바 있다. 북한의 신형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해선 “언짢지 않다”고 말하기도 했다. 북한의 군사 도발을 두고 한미 군 당국의 이견이 언제든 일어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줬다.

이상현 연구원은 이 같은 사례를 들어 “한국 외교 선택지를 다변화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며 “중견국으로서 좋은 아젠다와 명분을 선점하는 리더십을 보여야 할 때다”고 했다. 그러면서 “뜻을 같이하는 국가들과 연대를 통해 규범, 인프라, 개발 등 한국이 잘할 수 있는 분야에 외교안보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10일 국회서 열린 ‘2020년 미중관계 전망과 한국의 대응방향’ 토론회에서 이상현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미국의 트럼프 행정부의 등장으로 국제사회는 규범과 규칙을 넘어 각자도생의 길로 가고 있다”며 “한국이 그동안 취해온 이른바 ‘안미경중(安美經中·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에 의지한다는 의미)’은 더 이상 타당하지 않다”고 역설했다.(사진=최종환 기자)
10일 국회서 열린 ‘2020년 미중관계 전망과 한국의 대응방향’ 토론회에서 이상현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미국의 트럼프 행정부의 등장으로 국제사회는 규범과 규칙을 넘어 각자도생의 길로 가고 있다”며 “한국이 그동안 취해온 이른바 ‘안미경중(安美經中·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에 의지한다는 의미)’은 더 이상 타당하지 않다”고 역설했다.(사진=최종환 기자)

■ “中, 美 견제 당하지만 않을 것… 韓, 남북관계부터 풀어야”

김예경 국회입법조사처 조사관은 중국 시각에서 본 미중관계에 대해 ‘건강한 긴장관계’라고 짚었다. 두 나라의 갈등이 깊어질수록 한반도 문제가 뒷전으로 밀릴 수 있는 만큼 우리 정부가 남북관계를 시급히 복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예경 조사관은 “중국 외교부는 올해 미중관계 40주년을 맞아 두 나라의 관계를 ‘화합하면 양측 모두 이롭지만, 싸우면 모두 다친다‘는 의미의 ‘합즉양리, 투즉구상’을 제시했다”며 “미중관계의 상호긴밀성과 우호를 강조하는 내용으로 볼 수 있지만, 미국의 ‘중국 때리기’에 당하고만 있지 않을 것이라는 중국 의지가 반영됐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1월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이 불공정한 산업‧통상정책을 통해 미국으로부터 수십 년간 이익을 챙겼다고 보고 고율 관세를 부과하는 무역 전쟁을 벌였다. 이에 맞서 중국은 ‘미중 무역마찰과 중국의 입장’ 관련 백서를 발간해 트럼프 행정부의 ‘미국 우선주의’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무역백서는 미국의 대외 정책에 대해 “2017년 트럼프 정부 출범 이후 상호존중, 평등 협상 등 국제 교역의 기본원칙을 훼손하고, 경제패권주의를 실행하고 있다”고 비판하면서 “중국은 양국의 협력관계의 중요성과 건강한 관계 복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조사관은 미중경쟁은 무역 분쟁으로 촉발돼 지금은 안보·정치 문제로 얽혀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미중 무역 분쟁은 경제 논리를 넘어 국내정치‧국제정치 논리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다차원적 차원에서 전개되고 있다”며 “단순히 무역불균형 개선 등을 목적으로 한 무역분쟁을 넘어 미중 양국 간 패권경쟁의 양상으로 확대되는 경향을 보인다”고 했다.

2020년 미중전략경쟁은 미중 무역 분쟁의 지속과 각종 외교안보 현안 등으로 치열하게 전개 될 것이라는 게 김 조사관의 설명이다. 때문에 한미동맹과 한중관계 사이에서 한국의 전략적 딜레마도 가중돼 보다 다각적인 대응 방안이 필요해 보인다.

김예경 조사관은 북핵 문제가 미중경쟁으로 ‘주변화’ 될 수 있다는 점을 들어 “남북문제가 미중관계 변화에 지나치게 영향을 받지 않도록 한반도 문제는 남북이 주도해야 한다”며 “주변국으로부터는 지지와 협력을 유도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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