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톱데일리= 연말이 되면 언론사는 호프데이란 것을 한다. 요즘 초청장이 수북이 쌓이고 있다.
유래는 이렇다. 오래전 한 일간지에서 기업체를 담당하는 기자들이 홍보맨들을 초청해 생맥주를 대접하는 행사를 했는데 생각보다 반응이 좋았다. 그때부터 입소문이 나서 요즘엔 웬만한 매체에서는 호프데이를 한다.
좋은 점도 있다. 매번 얻어먹던 기자들이 신세를 갚는다는 측면과 또 편하게 술잔을 나눌 수 있어서 그렇다. 보통은 기자들과 술 마신 후 기분이 안 좋은 경우가 많은데 호프데이 만큼은 기분 좋은 자리다.
문제는 매체가 늘면서 경쟁적으로 호프데이 참석을 종용한다는 것이다. 참석여부를 묻는 전화가 하루 수 통씩 온다. 슬슬 광고압박과 비슷한 압박이 나온다.
편한 모임답게 대리과장급이 참석하는데 유독 팀장이상 참석을 요구하는 매체도 많다. 몸은 하나인데 어디는 가고 어디는 안 갈 수 없는 상황이다. 호프데이 한 열군데 가고나면 아마 올 연말 스케쥴은 ‘맨날 술이야기’가 될 듯.
호프데이로 끝나면 좋은데 이게 은근히 매체설명회 형태로 이어지기도 한다. 건배사를 할 때 누군가는 ‘충성’을 외친다. 또 ‘우리가 남이가’라는 건배사를 외치며 서로 돕자는 도원결의를 한다. 이 다짐에 대리, 과장이 끼면 무게감이 확 떨어지기라도 하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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