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보실은 회사 돈을 축내는 기생충취급을 받는다. 홍보실에서 왠 예산이냐고? 총알이 없으면 홍보도 못한다. 언제 어떤 말도 안 되는 기사가 나올지 모른다. 백날 예산 짜 놔 봐야 오너기사 도배질하면 실장이 가서 입막음하고 한 달 예산 다 쓰고 온다. 다른 매체들에 협찬 해 주기로 약속한 거 굽신거리고 한 달 만 뒤로 미뤄달라고 애원해야 하는 거 이젠 신물이 난다. 욕 좀 덜 덜 먹으려고 쥐어짜고 짜는데 어림도 없다.
홍보는 돈이다. 네이버 검색되는 매체만 천개쯤이라는데, 이 매체들이 뭐먹고 살겠나. 첨 들어보지도 못한 매체가 네이버 검색된다며 협박성 메일을 보내놓는다. 그리고 좀 있다 광고국장이라고 전화오고. 전화 받자니 광고부탁(협박)할거 뻔하고, 안받자니 찍힐거 같고.
전화 받기 전에 예산계획을 한번 쳐다보니 어디 뺄데가 없다. 예산은 줄어들고 매체는 늘고, 이러다보니 때리는 놈들 입에 쳐 넣어주기 바쁘다. 말도 안 되는 기사 써놓으면 그걸 법적대응하려니 수백만원 변호사 비용 깨질거고, 한 이삼백 물려주면 조용하니 홍보실에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다.
예전에는 광고국 통해서 협찬요청을 했는데 이젠 한 두번 거절하면 담당 산업부장한테 전화가 온다. 협조해달라고 하는데 ‘쌩까기’ 어렵다. 7월달 같은 예산 보릿고개에는 정말 어렵다. 추가 예산 받으려고 결재 들어가면 대충 몸으로 때우란다.
술 먹고 같이 놀고 그렇게 몸빵을 해보지만 결론은 ‘협찬’. 술 잘 먹이고 기분 좋게 택시까지 태워 보내고 기자들 접대하지만 좀 지나면 협찬 공문 온다. 기-승-전-협찬이다. 언제부터 홍보실이 매체들 금고가 됐는지? 왜 광고를 못주면 죄인 취급받아야 하는지? 기자들도 홍보실 직원들이 회사 돈을 맘대로 쓸 수 없다는 걸 알아 줬음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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