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을 탈출해 일상으로 향하는 여행
일상을 탈출해 일상으로 향하는 여행
  • 김영석
  • 승인 2017.01.18 09: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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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 에어비앤비의 공유숙박 서비스

최근 숙박 공유서비스 에어비앤비(Airbnb)의 시장가치가 약 300억달러를 넘어섰다. 이는 유명 호텔기업인 힐튼보다 높다. 에어비앤비가 이토록 성장할 수 있었던 데에는 공유경제가 갖는 장점이 큰 기여를 했다. 에어비앤비를 통해 공급자는 자신의 잉여재산을 이용한 수익 창출이 가능하고, 소비자는 저렴한 가격으로 숙박을 해결할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이러한 공유경제의 금전적 이익만으로 에어비앤비의 급성장을 설명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에어비앤비의 성장을 설명하는 또 하나의 요인은 바로 여행에 대한 인식의 변화다.

  “여행은 살아보는 거야.” 작년 에어비앤비 광고의 캐치프레이즈다. 이 문구는 여행에 대한 최근 트렌드를 정확하게 반영한다. 여행에 대한 정의가 바뀌고 있다. 남들과 똑같은 가이드북을 들고, 남들과 똑같은 관광 명소를 구경하는 것이 아닌, 그곳의 일상에서 살아보는 것. 호텔이 아닌 집을 빌려 그들의 일상에 녹아드는 것. 그것이 최근 3-4년간 불어온 여행의 트렌드다. 그들의 삶을 체험하기에 그들의 집을 빌리는 것보다 더 좋은 방법은 있을 수 없다. 바로 이 점이 에어비앤비 성장을 설명하는 비밀이 된다.

 하지만 한 가지 의문이 남는다. 사람들은 왜 최근 3-4년 사이에 일상을 찾는 여행에 매료된 걸까. 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대한민국 해외여행의 역사를 생각해 보아야 한다. 대한민국은 1980년대 후반이 되어서야 해외여행 자유화가 실시된다. 즉, 관광을 목적으로 자유롭게 해외여행을 떠날 수 있게 된지 아직 30년이 채 되지 않았다. 따라서 90년대에는 여행사를 통한 단체여행이 성황이었다. 당시에는 자유여행을 위한 제대로 된 가이드북조차 없는 상황이었다. 그리고 2000년대 이후가 되어서야 자유여행과 배낭여행에 대한 관심과 수요가 증가하고, 인터넷의 발달로 관련 정보들이 쏟아지게 된다.

2010년대가 되어서는 내국인 출국수가 천만을 넘어선다. 결국 특별한 경험을 찾아 배낭여행을 떠난 사람들은 자신의 경험이 결코 특별하지 않다는 불편한 진실을 마주한다. 여행의 진정한 의미를 성찰하던 때에 스마트폰의 발달로 혜성처럼 등장한 서비스가 바로 에어비앤비다. 정형화된 호텔방이 아니라 나만의 집에서 나만의 여행을 계획한다. 취사가 가능한 집 전체를 빌리면 직접 장을 봐서 요리를 할 수도 있다. 결국 일상에서 탈출해 또 다른 일상으로 향하는 모순이 여행을 특별하게 만든다.

여유로운 여행에 대한 열망도 또 하나의 이유로 생각해 볼 수 있다. 바쁜 일상을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진정한 휴식에 대한 열망은 나날이 커지고 있다. 여행에 와서까지 숙제를 해치우듯 바삐 움직이기 보다는 한 지역에 오래 머무르며 여유로운 휴식을 취하려는 것이다. 그리고 이런 목적에는 경제적인 측면에서나 정서적인 측면에서 모두 호텔보다는 에어비앤비가 부합한다.

지난해 11월 에어비앤비는 새로운 변신을 선언했다. 에어비앤비는 이제 Trips(트립스)라는 새로운 서비스를 통해 단순한 숙박 예약을 넘어, 여행 일정을 계획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를 통해 이용자는 호스트가 추천하는 식당이나 명소를 예약할 수도 있다. 이로써 에어비앤비는 명실 공히 관광회사로 거듭났다. 사실 그동안 에어비앤비에 잡음이 없었다고 볼 수는 없다. 각종 범죄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는 끊임없이 제기되어 왔고, 여러 나라에서 단기 임대 규제로 에어비앤비를 압박하고 있다. 하지만 여행자가 원하는 여행의 패러다임은 지금도 변하고 있다. 그리고 적어도 에어비앤비는 그에 따라 발맞춰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앞으로의 에어비앤비의 행보 역시 기대해 볼만 하다.

<외부기고는 우리 논조와 다를 수 있으며, http://blog.naver.com/broken888에도 게제되었음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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