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그룹 코로나 결산] 삼성그룹, 날아가는 반도체 밑에 물이 차고 있는 조선
[30대그룹 코로나 결산] 삼성그룹, 날아가는 반도체 밑에 물이 차고 있는 조선
  • 김성화 기자
  • 승인 2021.11.29 13: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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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반도체 부문 매출, 2018년 기록 넘어설 가능성도
2015년부터 연속된 적자행진 삼성중공업
파운드리 수준급+삼성바이오로직스 성장세 가팔라
이재용 부회장 재판+삼성생명법 이슈는 내년에도
그래픽=톱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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톱데일리 김성화 기자 = 반도체가 코로나19를 타고 날아오르는 사이 조선은 배에 물이 차버렸다. 삼성전자 반도체가 지난 슈퍼 싸이클을 재현하는 동안 삼성중공업은 3분기 만에 전년 적자 규모를 넘어서며 불확실한 미래를 그렸다.

■Good: 반도체는 역대급 실적 재현 중

지난 슈퍼 싸이클 이후 주춤했지만 코로나19가 다시 반도체 시장에 불을 지피고 있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반도체 부문 매출액은 2018년 86조2910억원에서 2019년 64조9391억원으로 감소했지만 지난해 72조8578억원으로 반등했다. 올해 3분기도 68조1533억원을 기록하며 2019년은 물론 2020년 실적도 무난히 넘을 것으로 보인다. 분기당 20조원 가량 매출을 기록한 점을 반영하면 2018년 86조원 매출도 넘길 가능성이 있다.

지난해부터 꾸준히 비대면 경제 기조가 언제까지 이어질 것이냐는 우려가 나왔지만 코로나19가 예상보다 길어졌고 사람들의 생활방식도 변화했다. 지난해 10월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19 발생 후 싱가포르에서 67%, 말레이시아와 필리핀에서 64%, 태국에서 59% 현금결제가 감소했다. 또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 태국에서 온라인 쇼핑 빈도가 증가했다.

삼성전자로서는 비대면 경제가 곧 디지털 경제로 이어지고 이에 따라 수요 호조세가 지속된 점이 반갑다. 또 최근 들어 반도체 시장 하락 우려가 나오고 있지만, 삼성전자를 비롯한 공급사들이 과거 가격 경쟁과 달리 재고조절과 기술선도 쪽으로 대응법을 바꿈에 따라 수익성도 다를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모건스탠리는 지난 8월 '메모리, 겨울이 오고 있다'며 업황 하락을 예상했지만 이달 18일 "2022년 생산업체의 낮은 재고와 클라우드 서버 강세로 다운사이클은 짧아질 것"이라며 전망을 수정하는 등 올해 연말까지 시장전망도 나쁘지 않다. 이와 함께 수동소자(MLCC)와 카메라·통신모듈, 반도체패키지기판 등을 생산하는 삼성전기도 코로나19 이후 오히려 더 나아진 실적을 보이고 있다.

삼성중공업 연도별 영업이익. 그래픽=김성화 기자
삼성중공업 연도별 영업이익. 그래픽=김성화 기자

■Bad: 삼성중공업의 연속된 적자 행진은 언제까지?

삼성중공업의 적자 행진이 불편하다. 삼성중공업 공시에 따르면 연결 기준 올해 3분기 누적 1조548억원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비록 3분기 적자가 중국 영파법인 철수에 따른 종업원 보상금 630억원이 반영된 일회성 요인이 반영됐다지만 올해 누적치가 이미 전년 1조541억원 적자를 넘어 섰다. 애초 삼성중공업은 2015년부터 적자를 이어오고 있지만 2018년 4092억원, 2019년 6165억원에 이어 코로나19 영향은 적자 규모를 키웠다.

지난해 글로벌 신조선 발주량은 2016년 이후 최저치였다.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55억달러 신규 수주를 기록해 그나마도 목표치의 71%만을 채웠다. 올해 늘어난 수주에도 불구하고 앞서 저가 수주 물량과 원자재 가격 인상이 수익 개선폭을 제한했다. 계속된 적자에 삼성중공업은 올해 8월 1/5 무상감자 후 유상증자를 추진하며 자본잠식 위기를 벗어나고자 했고 주주들의 반발을 사기도 했다. 여기에 지난해 2분기 재고자산 관련 비용 4540억원, 올해 1분기 미인도 평가손실 2140억원 반영 등 애물단지가 된 드릴십 관련 비용이 아프다. 올해 6월 1척을 빌려주는 용선계약을 맺었지만 이를 포함한 삼성중공업 드릴십 재고는 5척, 수주규모는 3조5400억원에 이른다.

다만 삼성중공업은 올해 3월 전방 산업인 해운업 호황에 대만 해운사 에버그린으로부터 컨테이너선 20척을 한꺼번에 수주했다. 빠르면 내년 실적부터 반영되겠지만 올해 컨테이너선 발주가 집중돼 내년부터 감소한다는 전망도 있는 만큼 수주량을 유지하기 힘들어 보인다.

한국 조선업 선종별 수주량 추이. 사진=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

■New: 삼성전자 파운드리는 수준급+바이오로직스 성장 기대감

어디까지나 대만의 TSMC가 독보적인 위치를 지키고 있지만, 삼성전자 파운드리는 명실공히 2인자는 된다. 현재 반도체 품귀 현상이 향후 3년은 지속될 것이란 전망도 있고 TSMC가 이를 틈타 제조단가를 인상함에 따라 삼성전자도 가격 경쟁력 또는 수익 극대화를 노려볼 수 있다. 삼성전자는 파운드리 업체 중 TSMC와 함께 7나노미터 초미세공정을 제공할 수 있는 업체다. 인텔 또한 파운드리 시장에 힘을 쏟고 있지만, 예정된 계획대로 진행해도 7나노미터 공정은 2023년에나 가능하며, 이 시점에 TSMC와 삼성전자는 3나노미터를 도입했을 것으로 전망한다.

삼성전자 외적으로는 삼성바이오로직스 성장이 기대되고 있다. 바이오로직스는 3분기 매출 4507억원, 영업이익 1674억원으로 2분기 연속 분기 최대 실적을 경신 중이다. 연간으로 봐도 2018년 5358억원, 2019년 7015억원, 2020년 1조1647억원으로 성장세가 가파르다. 바이오의약품 시장은 2025년까지 연평균 10.5% 성장률을 보이며 규모가 574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한다. 바이오로직스는 2012년 1공장과 2015년 2공장, 2018년 3공장 가동을 시작하며 생산설비 기준 세계 1위 위탁생산(CMO) 사업자에 올랐다. 이는 지난해는 창사 9년 만에 연간 매출 1조원 돌파란 결과로 나오기 시작했다. 최근 모더나 백신 위탁생산도 시작했다.

바이오로직스는 위탁개발(CDO) 사업도 박차를 가한다. 바이오로직스는 2018년 CDO 사업을 시작했고 최근에는 국내 기업 중 최초로 세포주를 자체 개발해 상업화에 성공하는 성과를 보이기도 했다. 최근에는 글로벌 주요 바이오 클러스터 중 하나인 샌프란시스코에 CDO R&D 센터를 개소하기도 했다.

사진=삼성바이오로직스
사진=삼성바이오로직스

■Concerned: 이재용이 없어도 잘 나가는 삼성전자

바이오로직스 성장은 현재 진행중인 이재용 부회장 재판과도 연관이 있다. 지난 삼성물산 합병에 바이오로직스의 성장 가치가 반영됐기 때문이다. 이 성장가치가 당시 최대주주였던 제일모직 가치를 부풀리고 이로 인해 이 부회장이 이득을 봤느냐는 삼성물산 합병 재판 주요 쟁점 중 하나다. 

이 부회장이 없으면 큰일 날 것 같은 여론이 많지만 그렇지 않았다. 오히려 반도체 시장은 잘 나갔고, 이재용 부회장 출소 후 주가가 떨어지기도 했다. 국정농단 사건이 가석방 출소로 마무리 됐지만, 현재 진행중인 삼성물산 합병 관련 재판으로 언제든 오너리스크가 재발될 수 있다는 위험이 상존한다.

지배구조 개편도 문제다. 올해 국회에서는 처리되지 않겠지만, 내년 대선 후 삼성생명법은 정권 초 분위기를 타고 다시금 추진될 가능성이 있다. 이 법이 통과되면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 중 20조여원 어치를 매각할 수밖에 없다. 직접 보유한 5%대 지분과 삼성물산을 통한 우회 지배력을 행사하는 이 부회장에게 삼성생명이 가진 지분을 그냥 잃는 건 뼈아픈 일이다. 하지만 20조원 어치의 삼성전자 지분을 받아 줄 계열사도 마땅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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