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범석 쿠팡 전 이사회 의장, 내년엔 동일인 지정 되겠는데?
김범석 쿠팡 전 이사회 의장, 내년엔 동일인 지정 되겠는데?
  • 김성화 기자
  • 승인 2021.10.22 17: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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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거래위원회와 한국기업지배구조원 ‘공정거래법 전면개정 이후 대기업집단 정책 방향’
동일인 "국내 기업집단에 대한 사실상 지배력 기준으로 봐야 한다" 공통의견
쿠팡發 동일인 논란, '1인 체제' 아닌 총수일가로의 범위 확대 검토까지?
쿠팡 창업주인 김범석 전 이사회 의장. 그래픽=이진휘 기자
쿠팡 창업주인 김범석 전 이사회 의장. 그래픽=이진휘 기자

톱데일리 김성화 기자 = 쿠팡이 불러온 동일인 제도 논란이 오히려 김범석 전 이사회 의장의 동일인 지정 가능성을 높여가고 있다.

22일 공정거래위원회와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이 공동으로 주최한 ‘공정거래법 전면개정 이후 대기업집단 정책 방향’ 학술심포지엄에서 김성용 성균관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쿠팡의 사례에서 최상위 지배자 또는 중간 지배자가 외국인이지만 원론적으로 달리 취급할 이유가 없다”며 “외국에도 규제가 충분하니까 한국은 필요 없다는 건 주권을 생각해도 논리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날 발제를 맡은 신영수 경북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에 따르면 법적으로 정의돼 있지 않지만, 공정위에서 기업집단의 사실상 지배력 존재를 확인한 후 동일인 지정하고 있다. 이때 국내 회사를 사실상 지배하고 있는지 따져 보고 있으며 현행법도 국내 자회사에 대한 영향력이나 지배력을 문제 삼고 있기에 국적은 다른 차원의 문제다.

패널로 참석한 박상인 서울대학교 행정대학원 교수는 “쿠팡의 경우 김범석 의장을 동일인으로 지정 안한 건 이해할 수 없다”며 “공정거래법에 외국인을 지정하지 못 한다는 얘기가 없다”고 말했다.

김 의장 사례를 두고 함께 거론되는 것이 S-Oil이다. S-Oil은 사우디아라비아의 아람코가 최대주주지만 한국법인이 지정됐다. 이에 따라 또 김 의장을 동일인으로 지정하면 한·미 FTA로 인해 통상 이슈가 제기될 수 있다는 주장이 있다.

이에 대해 박 교수는 “사우디아라비아는 왕국이고, 아람코는 국영기업으로 그에 맞춰 지정한 것”이라 설명했으며 김 교수는 “아람코는 S-Oil 말고도 다른 비즈니스 계열사를 가지고 있으며, 기업집단 개념 자체는 국내 회사만 포괄하진 않지만, 상호출자 제한이나 채무보증 제한이 외국회사까지 포함한 규제다”며 S-Oil이 아람코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를 위해 이런 규제를 위반할 가능성에 대해 회의적으로 언급했다.

이어 박 교수는 “롯데그룹 신격호 회장이 동일인으로 지정됐을 때 국적을 확인해본 사람 없으며 반대로 신동빈 회장이 당장 일본을 국적 취득한다 해도 동일인에서 빠지지지 않을 것”이라며 “이런 논란이 나오는 게 대기업집단 시책의 시작점인 동일인 제도 흔들어 보자는 시도로 보인다”고 단언했다.

이날 토론에서는 오히려 쿠팡 사례로 인해 동일인 제도에 논란이 커졌음에도 그 범위를 확대하는 방안에 대해 검토해야 한다는 분위기로 흘러갔다.

이에 대한 대표적인 사례가 형제 경영을 이어가고 있는 두산그룹을 들 수 있다. 두산그룹은 횡적인 지배 구조를 보이면서 장자 상속과 함께 형제 승계 방식으로 회장직을 이어 가고 있다.

김 교수는 “동일인이 꼭 1인이어야 하는가”라며 “가족 단위 지정도 고려해볼 필요가 있으며 심지어 경영권 분쟁을 겪는 중이라 하더라도 기업집단 범위가 동일하다면, 순환적 지배도 있을 수 있기에 1인으로 한정하는 논리가 타당하냐”고 의문을 던졌다.

이와 비슷한 맥락에서 동일인 지정에 따른 친족 범위 문제는 줄일 가능성이 보인다. 현행법에서는 동일인의 친족(배우자, 6촌 이내 혈족, 4촌 이내 인척)에게 지정 자료를 제출하도록 하고 있다. 김우진 서울대학교 경영대학 교수는 이를 4촌 또는 범위를 최대한으로 줄이데 “사익편취 규제 등 사후적으로 문제가 생겼을 경우 대상을 한정하지 말고 관련된 핵심기업 이사나 임원, 주요주주와 그 친족 등 궁극적 수혜자인 모든 경우로 자료 제출을 하도록” 하는 방식을 제안했다.

다만 성경제 공정위 기업집단정책과 과장은 “친족 범위 완화를 논의할 타이밍마다 5촌, 6촌의 위장 계열사 사례가 나온다”며 “수직적으로 세대가 내려오는 기업집단은 문제가 없지만 LS나 GS, 두산그룹 같이 횡적으로 세대가 내려오는 곳은 범위를 줄였을 때 사각지대가 발생할 여지가 크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법인 만을 동일인으로 지정하는 문제도 거론됐다. 현행 제도 하에서 자연인으로 지정된 후 법인으로 전환하는 게 쉽냐는 지적이다. 예를 들어 이재용 부회장이 4세 경영 승계를 포기를 선언했기에 이 부회장 이후 누굴 동일인으로 볼 것이냐 문제가 예고돼 있다.

이에 대해 박 교수는 “사실상 지배, 실질적 지배 개념으로 자연인이면 자연인으로 법인이면 법인을 지정하면 된다”며 “벌써 이를 준비하자는 건 세습은 하지만 법적으로 피해갈 수 있는 꼼수를 마련하게 기준 만들어 달라는 거 밖에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또 성 과장은 “자연인이 아닌 기업으로 지정하는 방안의 문제는 자연인을 기준으로 했을 때 확인할 수 있는 친족에 대한 명단과 자료가 기업으로 하면 원천적으로 사라져 사각지대가 발생하고, 합병·분할로 정책 타겟이 자주 움직여 정책 안정성과 예측 가능성이 떨어지는 것도 문제다”며 “삼성이라고 했을 때 대표기업을 물산인지 전자인지 생명인지, 현대차도 현대차냐 모비스냐 글로비스냐 이런 논쟁이 발생할 수밖에 없고 이는 너무나 크고 사회적 비용 많이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동일인 지정 제도 자체가 없어도 된다는 의견도 나오지만 성 과장은 “필요성에 대해 이견이 있다고 하는데 지정하지 말자는 건 대기업 시책 없애자는 말과 같기에 논의할 필요가 없다”며 “동일인은 대기업집단 시책의 전제이자 출발점으로 출자총액제한제도가 폐지되면서 동일인과 그 관련자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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