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마트 창고형 할인점 ‘빅마켓’ 2번째 도전, 돌고 돌아 '출혈경쟁'
롯데마트 창고형 할인점 ‘빅마켓’ 2번째 도전, 돌고 돌아 '출혈경쟁'
  • 변정인 기자
  • 승인 2021.10.07 15: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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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마트, 오는 2023년까지 빅마켓 점포 20개 확장 계획
한 차례 흥행 부진 경험…상품 차별화 실패, 유료회원제 선택 요인
PB 상품 강화, 매장 리모델링 등 비용 투자 불가피
롯데마트가 창고형 할인점 빅마켓 점포를 확장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사진= 롯데쇼핑
롯데마트가 창고형 할인점 빅마켓 점포를 확장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사진= 롯데쇼핑

톱데일리 변정인 기자 = 롯데마트가 흥행 실패했던 빅마켓 점포를 다시 확장한다는 전략 세웠지만 출혈 경쟁 말고는 답이 없어 보인다.

7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마트는 내년 초 목포점과 전주 송천점, 광주 상무점을 창고형 할인점인 빅마켓으로 전환한다. 경쟁사가 진출하지 않은 호남권과 창원 지역에 창고형 할인점을 열고 오는 2023년에는 수도권으로 진입해 사업을 확장하겠다는 전략이다.

지난 2012년 롯데마트는 빅마켓 1호점을 출시하며 창고형 할인점 사업을 시작했지만 실패하자 사업 철수설이 돌기도 했다. 롯데쇼핑에 따르면 지난해 빅마켓을 포함한 할인점 매출액은 6039억원으로 전년 대비 4.6% 감소했다.

롯데마트는 빅마켓이 부진하자 5개 점포 중 3개를 폐점하고 현재 금천점과 영등포점만을 운영 중이다. 지난해 말에는 빅마켓 MD 조직이 롯데마트 사업부로 흡수되면서 사업 철수설에 더욱 무게가 실렸다.

롯데마트가 다시 전략을 선회한 이유는 창고형 할인점 시장의 성장 가능성 때문인 것으로 추측된다. 경쟁사 이마트 트레이더스는 지난 2016년 1조1960억원 매출액으로 1조원을 돌파한 뒤 2017년 1조5214억원 2018년 1조9100억원 2019년 2조3371억원으로 상승세를 타고 있다. 지난해는 매출액 2조8946억원 영업이익 843억원으로 각각 전년 대비 23.9%, 58.8% 증가하며 트레이더스가 이마트 내 효자역할을 하고 있다.

코스트코도 마찬가지다. 코스트코코리아 매출액은 지난 2018년 3조9227억원에서 2019년 4조1791억원으로 증가했으며 지난해에는 2020년 4조5229억원을 기록해 올해는 5조원을 달성을 기대하고 있다.

빅마켓 사업 초기 롯데마트가 시장 흐름을 읽지 못한 전략을 선택하면서 흥행 부진이라는 결과로 이어졌다. 당시 빅마켓은 유료회원제 방식을 선택하면서 초기 고객 확보에 실패했다. 이미 빅마켓보다 2년 먼저 시장에 뛰어든 트레이더스가 무료회원제로 진입 장벽을 낮췄었다. 결국 빅마켓은 지난해 뒤늦게 무료회원제 전략으로 우회했다.

또 상품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한 점도 실패 요인으로 꼽힌다. 앞서 빅마켓은 이렇다 할 PB제품이나 차별화 제품을 내세우지 못하고 대부분 롯데마트 상품에 수량을 늘리는 방식으로 운영됐다. 이로 인해 빅마켓은 경쟁사도 아닌 롯데마트와도 차별화가 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현재 빅마켓은 상품 경쟁력을 위한 투자가 필요한 시점이다. 롯데마트는 초이스엘, 해빗, 온리프라이스 등 PB브랜드를 보유하고 있지만 업계 내 존재감이 크지 않다. 경쟁사인 트레이더스는 노브랜드, 피코크 등 PB브랜드 인지도를 올려가고 있으며 현재 이마트와 트레이더스 간 물품 중복률은 약 9%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코스트코도 PB브랜드 커클랜드를 통해 상품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롯데마트는 빅마켓 확장과 함께 오는 2023년까지 전체 상품의 30%를 해외에서 생산한 PB상품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업계에서는 롯데마트가 한 차례 상품 경쟁력 확보에 실패한 경험이 있어 이번 전략을 성공시킬 수 있을지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도 존재한다.

또 롯데마트는 기존 강점인 신선식품을 특화한다는 계획을 밝혔지만 경쟁사도 신선식품에 주력하고 있어 차별화를 위한 마케팅 비용 투자가 필요하다. 현재 트레이더스는 전체 매출 중 식품 비중이 약 74%에 달하며 그 중 신선식품이 41%를 차지하고 있다.

가격 경쟁력도 관건이다. 유로회원제를 운영 중인 코스트코는 고객마다 연회비를 받고 가격 경쟁력을 갖춰 이 점에 강점을 갖고 있다. 트레이더스도 일반 할인점 대비 8~15% 가량 제품을 할인 판매하는 등 낮은 가격을 앞세우고 있다.

매장 리모델링으로 인한 비용도 롯데마트에게는 부담이 될 수 있다. 창고형 할인점은 기존 대형매장과 달라 내부 구조부터 인테리어까지 외관을 제외한 모든 부분을 바꿔야 한다. 여기에 기존 매장이 창고형 할인점으로 전환할 수 있는 환경을 갖췄는지도 살펴봐야 한다.

이로 인해 롯데마트는 오는 2023년까지 빅마켓을 20개 이상으로 확장한다는 목표는 쉽지 않아 보인다. 홈플러스도 올해 10개 점포를 창고형 할인점으로 바꾼다는 계획이었지만 진행 과정이 지지부진하다. 트레이더스가 매장 수를 20개로 늘리기까지 약 10년 정도가 소요됐으며 지난 1994년 국내에 진출한 코스트코는 현재 16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는 "모두가 창고형 할인 매장에 뛰어든다고 잘 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코스트코가 잘 되는 이유는 상품과 비용 경쟁력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며 결국 얼마나 좋은 품질 제품에 가격 경쟁력을 갖춰서 나오느냐가 사업 성공 비결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 교수는 “롯데마트가 PB제품을 운영해왔는데 코스트코의 커클랜드와 같은 경쟁력을 따라잡을 수 있을지가 관건이며 매장 리모델링 등 서비스 확대를 위한 비용 투자 등 여러 가지로 부담이 될 수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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