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현모 대표, KT 쪼개고 합쳐도 "주가 떨어지고 돈 안벌리네"
구현모 대표, KT 쪼개고 합쳐도 "주가 떨어지고 돈 안벌리네"
  • 이진휘 기자
  • 승인 2021.09.28 16:2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구현모, 포트폴리오 문어발 확장에 수익모델 실종
KT알파·시즌·스카이라이프, 신사업 존재감 미미
대표 연임 위한 총력전? "CEO 경영평가 강화 필요"
구현모 KT 대표. 사진=KT
구현모 KT 대표. 사진=KT

톱데일리 이진휘 기자 = 구현모 KT 대표가 포트폴리오 재정비를 집중 공략 중이지만 신성장 동력을 책임질 사업들의 존재감은 미미해 ‘보여주기‘식 성격이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KT는 올해 1월 KT스튜디오지니를 설립을 시작으로 탈통신 위주 사업 재편을 목표로 그룹 내 포트폴리오 확장 작업에 한창이다. 지난해 말 ‘디지코‘ 기업 전환 선언 후 KT스튜디오지니를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해 콘텐츠 제작과 유통이 순환하는 시스템을 두고 새로운 사업모델을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인수뿐 아니라 사업 부문별로 떼어내거나 비슷한 그룹사를 합치는 방식도 적극 활용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대표 신성장 동력 회사들은 가시적인 성과를 내지 못하는 형편이다.

KT알파는 지난 7월 KTH와 KT엠하우스 합병으로 탄생했다. 합병 이후 3달의 시간이 지났지만 특별한 활동 변화는 감지되지 않고 있다. 지난달 발표한 2분기 실적 보고에서 영업이익은 28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30.1% 감소했고 당기순손실은 48억원으로 적자전환해 회사 성장에 대한 기대감도 떨어진 상태다.

KT알파(구 KTH) 주가 흐름 추이. KT엠하우스 흡수 합병 이후 사업 변화를 이끌어내지 못해 KT알파 주가는 -35%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사진=네이버금융 캡처
KT알파(구 KTH) 주가 흐름 추이. KT엠하우스 흡수 합병 이후 사업 변화를 이끌어내지 못해 KT알파 주가는 -35%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사진=네이버금융 캡처

이러한 활동 부진으로 주주들의 원성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KT알파 출범일 1주당 가격은 1만1800원에서 현재 7600원대까지 -35% 곤두박질쳤다. 이날 주가는 장중 7560원까지 떨어져 최근 3개월 중 최저점을 기록했다. KT엠모바일 흡수 전 KTH로 있는 동안엔 올해 2월 이후 1만원선을 내려간 적이 없었다.

KT알파 출범은 미디어 콘텐츠 유통과 커머스 역량을 집결시켜 시너지를 내기 위한 선택이었지만 T커머스 K쇼핑 중심의 커머스 비중이 KT알파 전체 매출 구조의 69%를 차지해 개선이 필요하다. 신규 미디어 전략에 필요한 콘텐츠 사업 부문 비중은 10%에 불과하다.

KT는 올해 8월 자체 온라인스트리밍서비스(OTT) 시즌을 별도 회사로 분사해 KT시즌을 출범했다. 기존 IPTV 위주 콘텐츠 운용에 익숙해져 있던 시스템에서 벗어나 적극적인 미디어 시장 대응을 위한 선택이었지만, 플랫폼으로서 시즌의 경쟁력 취약이라는 문제점은 여전하다.

현재 시즌은 나온 지 1년도 안된 쿠팡플레이에게도 역전 당해 OTT 시장에서 입지를 잃어가고 있다. 앱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 조사에 따르면 7월 말 OTT 플랫폼별 월간순사용자수(MAU)는 시즌이 141만명으로 주요 플랫폼들 중 최하위를 기록했다. 넷플릭스를 제외하고 웨이브(319만명), 티빙(278만명), U+모바일tv(209만명), 쿠팡플레이(172만명), 왓챠(151만명) 순으로 나타났다.

KT는 지난 17일 KT시즌을 아예 KT에서 KT스튜디오지니 밑으로 이동시켜 미디어 시너지를 높이겠다고 했지만 플랫폼 기업 후발주자로 얼마만큼 경쟁력 확보에 성공할지는 의문이다. 경쟁사 웨이브는 지난 2019년 SK텔레콤이 지상파 방송3사와 함께 콘텐츠웨이브 출범을 통해, 티빙은 지난해 CJ ENM이 관련 사업부를 분할하면서 성장 발판을 마련했다.

KT 탈통신 전략의 한 축을 담당하는 KT스카이라이프는 현재 현대HCN 인수 과정을 밟고 있지만 인수 이후 탈통신 시너지 효과가 크지 않은 점이 약점으로 꼽힌다. 현대HCN은 시장점유율 3%대 최하위권 사업자로 유료방송 시장 영향력이 미미하다. 게다가 점유율은 지난해 상반기 3.84%에서 하반기 3.74%로 지속 하락 중이다.

현대HCN과 함께 인수하기로 했던 현대미디어는 당초 계약과 달리 KT스튜디오지니에게 넘어가 KT스카이라이프는 콘텐츠 제작 역량을 강화할 기회도 잃었다. 원래 계획대로라면 현대미디어는 KT스카이라이프 자회사 스카이라이프TV와 합병해 콘텐츠 제작 시너지를 키울 예정이었다.

구현모 KT 대표는 신사업 관련 확실한 수익모델을 제시하기보다 여전히 포트폴리오 확장에 우선 집중하는 모양새다. 업계에 따르면 KT는 연내 인터넷데이터센터(IDC), 클라우드 부문도 100% 분사할 계획이다. 웹케시그룹, 엡실론, 밀리의서재, 뱅크샐러드 등에 투자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최근엔 구현모 대표 직속으로 KT 내 그룹트랜스포메이션 부문을 신설했다. 신성장 동력 확장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KT 그룹트랜스포메이션 부문은 ▲그룹 경영과 사업전략 ▲국내외 전략투자 ▲외부 제휴 협력 등 탈통신을 수행하기 위한 핵심 업무를 담당한다.

구 대표가 탈통신 포트폴리오 완성에 서두르는 것은 내년 임기 3년차를 앞둔 전략적 선택으로 볼 수 있다. 업계에서는 구 대표 활동이 기업가치를 올려 주주가치 제고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는 점을 부각하기 위한 의도로 보고 있다. 구 대표가 연임하기 위해선 확실한 성과가 필요한데 본업인 통신을 넘어 미래 성장 가능성을 보여주는 식으로 방향을 잡았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석채 전 회장도 문어발식으로 사업 확장을 많이 했는데 대부분 나중에 부실 기업으로 나타나서 그런 전례를 따를지 아니면 카카오식으로 확장을 할지는 지켜봐야 한다“며 “들리는 얘기로 구현모 대표가 장기적인 회사 성장이 아니라 단기적으로 주가 올리며 임기를 연장하려는 데 관심이 더 크다는 말이 있다“고 말했다.

KT가 제시한 미디어 콘텐츠 전략. 사진=KT
KT가 제시한 미디어 콘텐츠 전략. 사진=KT

확실한 수익 모델을 갖추기도 전에 사업을 계속 확장하는 것에는 무리가 있다. KT새노조에 따르면 올해 3월 발간된 ‘KT CEO 경영평가위원회’에서 구현모 대표의 경영성과는 A~F 중 D등급을 받았다. 취임 이후 탈통신과 디지코를 표방하며 홍보와 단기적 주가 올리기에만 열중하는 동안 실제적 경영 지표인 매출은 감소했다는 평가다.

그러다보니 회사 차원에서 구 대표의 탈통신 전략에 대한 경영평가가 강화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기존 KT 이사회에선 CEO에 대한 경영평가가 있지만 평가 항목 중 성과 지표에 대한 목표 기준이 낮아 표면적인 절차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평가는 회사 내부에서도 ‘셀프평가‘로 불리며 사실상 대표의 권한을 제재할 방안은 없는 실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KT 이사회는 거수기 같은 역할만 하고 경영에 크게 관여하지 않는 관행이 예전부터 있어왔다“며 “KT가 오너 없는 우수 지배구조 기업으로 평가받고 있지만 사실 누구나 쉽게 달성할 수 있는 목표대로 성과급을 지급받고 제재 장치가 없어 사실상 CEO 지배력은 막강하다“고 말했다.

 

------------------------------------------------------------------------------------------------------

[반론보도] KT 지주사 전환 검토 관련

본지는 지난 9월13일자 「KT '밀리의 서재' 증손회사 편성, IPO앞두고 최선의 선택인가」제하의 기사 등에서 KT가 지주사 전환을 추진하고 있으며, 연임을 앞둔 구현모 대표가 사업포트폴리오를 문어발식으로 확장하며 지주사 전환에 앞장서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에 대해 KT는 "자사는 지주회사 전환 등 지배구조 개편에 대해 어떠한 방식으로든 구체화하거나 검토한 바 없으며, 구현모 대표가 지주사 전환에 앞장선 사실은 없다"고 알려왔습니다. 이 보도는 언론중재위원회 조정에 따른 것입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기업돋보기
단독기사
톱데일리는 독자분들의 제보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여러분께서 주신 제보와 취재요청으로 세상을 더욱 가치있게 만들겠습니다.
뉴스제보 이메일 top@top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