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희의 '리디노미네이션', 용기인가 무지인가 [영화로 보는 경제]
박정희의 '리디노미네이션', 용기인가 무지인가 [영화로 보는 경제]
  • 김성화 기자
  • 승인 2021.09.10 14:22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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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자동 이발사'의 이발비, 하루아침에 1/10으로 줄어든 이유 '리디노미네이션'
화폐가치 변동 없이 액면가만 낮춰…아무도 모르게 은밀하게 진행된 변화
화폐 공급량 모자르고 사회혼란 가중, 인플레이션 지속 등 실패로 끝난 개혁
효자동 이발사(2004)감독: 임찬상출연: 송강호(성한모), 문소리(김민자), 조영진(통치자), 손병호(장혁수), 류승수(진기), 이재응(성낙안)별점: ★★★☆ - 현대사의 유쾌한 이야기(?) -
효자동 이발사(2004)
감독: 임찬상
출연: 송강호(성한모), 문소리(김민자), 조영진(통치자), 손병호(장혁수), 류승수(진기), 이재응(성낙안)
별점: ★★★☆ - 현대사의 유쾌한 이야기(?) -

톱데일리 김성화 기자 = 청와대가 보이는 효자동에서 이발소를 운영하는 성 씨에게서 머리를 자르면 이발비가 얼마였을까요? 1962년 6월 9일에는 50원이었지만 6월 10일에는 5원이었을 겁니다. 도대체 무슨 일이 있으면 이발비가 하루아침에 1/10로 줄어들 수 있을까요?

리디노미네이션(Redenomination)은 화폐가치의 변동 없이 액면가만 낮추는 걸 의미합니다. 1962년 화폐개혁은 액면가를 1/10로 낮추는 조치였습니다. 어제까지 쓰던 1000원짜리 지폐를 오늘부터는 100원짜리로 바꿔쓰는 것이죠. 화폐 액면가가 바뀌면서 물가도 함께 바뀌기에 겉보기에는 달라질 게 없습니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리디노미네이션이란 말이 이슈에 오른 적이 있습니다. 2019년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리디노미네이션 논의를 할 때가 됐다”고 말한데 이어 올해 한은이 리디노미네이션에 대한 의견을 국민들에게 설문조사하면서 시끌했습니다.

화폐 액면가를 바꾼다는 건 사람들의 인식도 바꾸는 작업입니다. 어제까지 만원하던걸 오늘은 1000원에 산다는 게 쉽게 적응될 리가 없죠. 또 화폐를 새로 찍어야 하는 비용부담과 과정의 번거러움도 있습니다. 이런 일을 왜 벌이는 걸까요?

아마 성냥이 지폐 한장보다는 값어치가 더 있었을 겁니다. 사진=구글
아마 성냥이 지폐 한장보다는 값어치가 더 있었을 겁니다. 사진=구글

리디노미네이션을 단행했을 때 기대할 수 있는 효과는 인플레이션을 잡는 것입니다. 인플레이션이 과하면 화폐 구매력이 떨어집니다. 예를 들어 1차 세계대전 후 독일에서는 빵을 사기 위해 수레로 돈을 싣고 나가 빵집에 도착하면 그 사이 빵값이 올라 살 수 없을 정도로 인플레이션이 심했다고 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화폐를 가지고 있으려 하지 않겠죠.

또 경제 규모가 커지고 거래 단위가 너무 커지면 리디노미네이션을 실행하기도 합니다. 삼성전자 시가총액이 505,000,000,000,000원이라고 합니다. 숫자만 봐서는 한 번에 알아 보기 힘들죠. 이를 100만분의 1로 리디노미네이션하면 505,000,000원으로 줄어드니 그래도 좀 편해지네요.

박정희 전 대통령은 1962년 6월 10일 화폐 액면가는 1/10으로 축소하는 리디노미네이션을 급작스레 단행합니다. 영화에서 장혁수(라 쓰고 차지철이라 읽는다)가 효자동 이발사에게 건낸 돈은 10환짜리가 아닌 리디노미네이션 후 사용한 빨간색 1원짜리 지폐로 보입니다. 만약 해당 장면의 시기가 박정희 전 대통령 1962년 6월 전이라면 고증 오류겠죠.

이후락 최고회의 공보실장의 화폐교환 발표 현장. 사진=국가기록원

박정희 전 대통령의 리디노미네이션도 인플레이션 영향이 더 컸습니다. 리디노미네이션을 단행하기 전 1960년 물가상승률은 10.7%, 1961년은 12.9%였다고 합니다. 1950년대부터 이미 높은 물가상승률을 경험해왔기에 결코 낮은 상승률이 아니었습니다. 전후 복구 과정에서 화폐 발행량을 마구 늘렸고, 수입물가 상승, 경제 개발을 위한 낮은 이자율 정책을 시행한 게 인플레이션을 이끌었습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아버지에게서 경제를 배운 걸까요? 둘에게서 똑같이 리디노미네이션과 함께 ‘지하자금’이란 단어가 등장하는 게 재밌습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지하경제 양성화를 말했고 이에 따라 리디노미네이션이 따를 것이란 의견이 있었습니다. 박전희 전 대통령의 리디노미네이션도 지하자금을 양지로 끌어내기 위한 목적이 있었습니다. 지하에 감춰진 화폐를 가지고 있어봐야 사용할 수 없으니 이를 교환해야 하고, 그 과정에서 숨겨진 돈들이 드러나면 추가 세수와 함께 이를 경제 개발을 위한 투자금으로 활용한다는 계획이었죠.

구권 교환을 위해 은행으로 몰린 사람들. 사진=국가기록원
구권 교환을 위해 은행으로 몰린 사람들. 사진=국가기록원

하지만 이 계획은 실패로 돌아갔습니다. 화폐교환을 위해 나온 돈은 정부 예상치의 20%에 불과했다고 합니다. 이미 인플레이션이 과도한 수준이라 지하자금은 화폐가 아닌 실물자산로 보유하고 있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또 박정희 정부는 아무도 모르게 홀로 리디노미네이션을 진행했습니다. 당시 천병규 재무장관을 비롯해 5명의 리디노미네이션 준비반은 ‘기밀 누설 시 총살형도 감수한다’는 선서를 했다고 합니다. 교환에 사용될 지폐는 조폐국이 아닌 영국에서 제작해 폭발성 화학물질로 위장된 채 부산항으로 들어왔다고 합니다.

기밀로 진행하다 보니 준비가 부족했습니다. 리디노미네이션이 이루어지자 사람들은 은행으로 몰렸지만 교환기간은 당해 6월 17일까지, 일주일에 불과했고 한도는 한 가구당 500원이었습니다. 서울연구데이터서비스에 따르면 1963년 가구당 연 지출비용이 7090원, 월 590원 정도였으니 한달 치 생활비 정도만 바꿔주는 거였네요. 안그래도 비밀스레 진행한데다 교환 한도까지 낮으니 사회적으로 혼란스러움이 심했습니다. 당연히 화폐에 대한 신뢰도 떨어지겠죠. 사람들이 은행으로 가기 위해 택시를 잡아도 ‘구권은 소용없다’며 승차거부한 일도 있었다고 합니다.

이래도 이때가 살기 좋았습니까? 자료=통계청, 그래픽=김성화 기자
이래도 이때가 살기 좋았습니까? 자료=통계청, 그래픽=김성화 기자

여기에 기업들도 은행에 돈을 예치하기보다 부동산 구입에 투자하면서 부동산 가격이 올랐고 꾸준히 이어진 수입물가 상승까지 겹치면서 물가상승률은 잡히지 않았습니다. 1962년 물가상승률은 전년보다 높은 16.7%, 1963년과 1964년은 무려 30%에 이르면서 박정희 전 대통령의 무분별한 시도는 실패로 돌아갑니다.

화폐는 사회 구성원 간의 약속입니다. 이를 갑작스레 변경하면서 무탈하게 진행되길 바라는 건 무리한 희망입니다. 인도 또한 2016년 11월 시행한 리디노미네이션이 약 두 달이란 교환 기간을 정했지만 수요를 충족시키지 못하면서 혼란이 확대된 적이 있습니다. 유동성이 줄어들면서 부동산 거래가 급감하는가 하면, 고용주들의 현금 부족에 임금체불도 있었습니다.

베네수엘라 또한 2018년 8월 1백만분의 1로 리디노미네이션을 진행했지만 급진적인 리디노미네이션은 2018년 169만8488%, 2019년 465%의 물가 상승률이란 기록만 남았습니다.

반면 터키는 2005년 1월이 시작하면서 리디노미네이션을 단행했고, 이때 2015년까지 교환기간을 둠으로써 혼란을 최소화 했습니다. 이를 통해 터키는 50%에 육박하던 물가 상승률은 6~10%대로 잡고 달러당 134만 리라이던 환율을 1.34리라로 하락시켰습니다. 이런 큰 일을 한은 총재도 모르게 진행한 박정희 전 대통령의 결단은 용기 일까요, 무지 일까요.

경제면을 사랑해 주세요. 사진=다음영화
경제면을 사랑해 주세요. 사진=다음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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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기자하자 2021-10-11 00:54:45
기자님 ㅋ 경제학조금만 배워보시면 이런기사보면 귀여운데 아세요?? 우리나라처럼 극최빈국상태에서 경제개발 하면 수반되는게 인플레에요 ㅎ 화폐 액면단위 변경으로 일부 인플레가 유발되었을수는 있지만 이것때문에 인플레가 유발되었다는건 납득이 좀 ㅋㅋㅋ 산업이 육성되고 gdp가 계속 상승한다는 조건이 있다면 인플레는 당연히 동반되야하는거에요 ㅎㅎ 베네수엘라와 6~80년대 우리나라와의 gdp 성장률 한번 보고 기사라는걸 써보세요 ㅎㅎ 경제학부 1~2학년 수준도 안되는건 이해하겠는데요 잘모르겠으면 기사를 쓰지마세요 ㅎㅎ 어떠한 의도로 기사를 쓰려했는지 이해는 하겠는데....좀 그렇네요...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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