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시즌 출범 연기가 법원 때문? 'CJ ENM' 사용료 암초에 좌절
KT시즌 출범 연기가 법원 때문? 'CJ ENM' 사용료 암초에 좌절
  • 이진휘 기자
  • 승인 2021.07.01 15: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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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시즌' 출범 연기, KT알파 출범 성공…반쪽 시너지
콘텐츠 갈등 심화탓, 구현모 "CJ ENM 요금 과도해"
tvN, OCN 채널 중단되면 시즌 경쟁력 약화 우려
서울 광화문에 위치한 KT 본사. 사진=KT
서울 광화문에 위치한 KT 본사. 사진=KT

톱데일리 이진휘 기자 = KT와 CJ ENM 간 콘텐츠 사용료 갈등이 깊어져 시즌 분사 계획에도 차질이 생기면서  KT 미디어 전략 행보에도 제동이 걸렸다.

1일 KT는 온라인스트리밍서비스(OTT) 시즌을 100% 자회사 ‘KT시즌‘으로 분사해 출범시킬 예정이었으나 일정을 연기했다. 

구현모 KT 대표는 지난 28일 서울정부청사에서 “법원 인가 절차에서 지연되고 있어 법원 결정에 따라 진행될 것“이라며 “시즌 분사는 조만간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표면적으로는 절차상 지연이지만 올해 초부터 이어진 CJ ENM과 콘텐츠 사용료 갈등에서 협상이 지지부진한 영향이 크다. OTT 콘텐츠 사용료에 대한 협상 상대가 KT에서 KT시즌으로 바뀌면 협상이 더욱 지체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앞서 CJ ENM은 KT 시즌에 콘텐츠 제공 대가로 1000% 인상률을 요구했다. KT가 IPTV 사업 명분으로 저가에 CJ ENM 콘텐츠를 공급받아 OTT에 제공하는 게 부당하다는 입장이다. CJ ENM은 LG유플러스에게도 175% 인상안을 요구했지만 협상이 결렬되자 실시간 콘텐츠 공급을 중단하는 초강수를 뒀다.

협상이 길어질수록 KT에도 CJ ENM 콘텐츠 공급 중단 우려가 커져 신규 출범을 앞둔 시즌 사업에 부담이 늘어난다. 당초 CJ ENM은 KT 시즌과 협상 기한을 지난달 11일로 정했지만 KT가 CJ ENM 측에 기한을 더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KT는 CJ ENM에 가입자 규모 등 기본 자료 제공만을 약속한 상황이다.

현재까지 양사 갈등이 좁혀질 기미는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 구현모 대표까지 직접 가세해 콘텐츠 사용료 인상에 반대 의견을 내건 상황이다. 구 대표는 “CJ ENM이 요구하는 프로그램 사용료 인상률은 지난해 대비 과도하다”며 “상식적인 수준에서 협상이 이뤄져야 한다”고 비판했다.

시즌 분사가 연기되면서 KT의 장기적인 미디어 탈통신 계획에도 비상이 걸렸다. 시즌은 그룹 내 차세대 미디어 전략의 핵심 카드다. KT가 지난해부터 스토리위즈, KT스튜디오지니를 설립해 콘텐츠 공급책을 늘린 것도 콘텐츠가 최종 소비될 시즌 플랫폼을 강화하기 위함이다.

KT시즌과 KT알파 공동 출범으로 미디어 콘텐츠 밸류체인을 한번에 완성하려던 계획도 무산됐다. KT는 콘텐츠 유통사 KTH를 모바일 쿠폰 사업자 KT엠하우스와 합병시켜 이날 KT알파만 출범했다. KT시즌 출범이 늦어지면 콘텐츠 유통에 대한 효과적인 시너지 창출도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다.

KT가 구상 중인 미디어 콘텐츠 밸류체인. 사진=KT
KT가 구상 중인 미디어 콘텐츠 밸류체인. 사진=KT

현재 KT는 스토리위즈→스카이TV→KT스카이라이프·올레TV→KT시즌→KT알파로 이어지는 콘텐츠 유통망을 구상하고 있다. KT시즌은 KT알파와 함께 그룹 내 콘텐츠 최종 유통 부문을 담당할 예정이고, KT스튜디오지니가 그룹 미디어 콘텐츠 밸류체인을 총괄한다. 

KT는 시즌에 미디어 역량을 집결시켜 플랫폼 통합 운영에 대한 기대도 품고 있다. KT→KT시즌→지니뮤직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를 만들어 음악과 영상 콘텐츠에 대한 총괄을 넘길 계획이다. 이를 위해 KT는 지난 5월 지니뮤직 지분 전량 35.97%를 KT시즌에 현물 출자하기로 했다.

김현용 현대차투자증권 연구원은 “KT시즌이 지니뮤직을 연결종속회사로 인식할 경우 연매출 3000억원 이상의 OTT·음원 플랫폼 사업자가 된다“며 “이 경우 연계 요금제 같은 영업적인 시너지뿐 아니라 KT시즌 외부자금 펀딩시에도 유리한 협상조건이 가능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분사가 늦어지면 KT가 OTT 경쟁력을 확보할 시기를 놓칠 우려가 있다. 넷플릭스뿐 아니라 하반기 진출이 확정된 디즈니플러스에 대한 대비도 미흡해질 수밖에 없다. 넷플릭스는 올해에만 한국 콘텐츠에 5500억원을 투자하고 있으며, 디즈니플러스도 출시 전 한국 오리지널 드라마 라인업 갖추기에 열중하고 있다.

국내 경쟁사들도 공격적 투자를 위한 재편 계획을 끝마친 상태다. 웨이브는 향후 5년 간 오리지널 콘텐츠 1조원 투자 계획을 밝힌 후 최신작 ‘보쌈-운명을 훔치다‘를 통해 이미 플랫폼 이용자 견인 효과를 거두고 있다. 티빙은 지난해 말 분사 이후 CJ ENM과 함께 드라마 등 콘텐츠 5조원 투자 계획을 밝혔다.

콘텐츠 수급 중심으로 시즌 플랫폼을 운영해온 KT는 그간 오리지널 드라마 경쟁력이 취약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그만큼 분사 이후 콘텐츠 제작을 위한 적극적인 전략 마련이 시급하다. KT는 오는 2023년까지 콘텐츠 제작에 4000억원 상당 투자 계획을 밝혔지만 수 조원대 투자 목표를 밝힌 경쟁사에 비해 무게감이 떨어진다.

KT는 갈수록 파이가 좁아지는 한국 시장을 벗어나 해외 확장 기회 마련도 경쟁사보다 늦어지고 있다. 왓챠는 지난해 9월 일본에 진출해 앱 마켓 ’톱 5’에 올랐고, 웨이브도 연내 동남아 시장 진출을 위해 현지 시장조사 등에 나선 상태다. 티빙도 내년 글로벌 서비스로 사업에 뛰어들기 위한 포석으로 미국 IT 기업 출신 양지을 공동대표를 영입했다.

CJ ENM 실시간 채널인 tvN, OCN, M-net 등은 케이블 채널에서도 인기가 높다. 이들 채널들이  빠지면 OTT 시장에서 시즌 경쟁력은 더욱 약화될 수밖에 없다. 시즌은 지난 2019년 12월 출시 한 달 만에 순이용자 276만명을 달성해 웨이브를 바짝 쫓았으나 이후 지속 하락 추세다. 빅데이터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 2월 시즌 순이용자 수는 168만명 수준으로 전보다 오히려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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