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기업 일감몰아주기] 태웅그룹 지주사 포기? 태웅에스엔티와 태상 주목
[중견기업 일감몰아주기] 태웅그룹 지주사 포기? 태웅에스엔티와 태상 주목
  • 김성화 기자
  • 승인 2021.04.06 10: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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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태웅홀딩스로부터 태웅 지분 넘겨 받은 두 회사, 장·차남 지배력 보유
태웅에스엔티 설립 과정, 장남 허욱 씨 지배력 최대…차남 허완 씨는 태상 지분 넘겨 받아
매출 20% 이상이 태웅으로부터 발생…향후 두 회사 합병 시 새로운 지주사 탄생
태웅그룹 지배구조. 그래픽=김성화 기자
태웅그룹 지배구조. 그래픽=김성화 기자

톱데일리 김성화 기자 = 지주사 역할을 하던 태웅홀딩스가 그룹 핵심 계열사 태웅의 지분을 계열사에 넘김을 과연 지주회사로 봐야할까?

지난 2019년 8월 舊태웅홀딩스는 보유하고 있던 태웅 주식 544만9611주, 27.24%를 태웅에스엔티와 태상에 매각했다. 이에 따라 현재 태웅 지분구조는 허용도 회장 19.89%와 태웅에스엔티 16.96%, 태상 15.89% 등 특수관계인이 53.75%를 차지한다.

태웅그룹이 지주사를 포기했다고 보기는 이르다. 가장 큰 이유는 태웅 지분을 넘기는 과정이 우회 상속에 해당하고 새로운 지주사가 탄생할 가능성도 없지 않게 때문이다.

태웅에스엔티와 태상은 태웅그룹 2세 경영인들이 최대주주로 이름을 올리고 있는 기업이다. 태웅에스엔티는 허 회장의 장남 허욱 씨를 비롯해 특수관계인 지분이 100%다. 태상은 차남 허완 씨가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태웅그룹은 태웅 외 특수관계 회사인 태상이나 태웅홀딩스(현 유한책임 태영), 태웅피엔씨, 태웅EX, 스틸코리아, 에스티에스, 태산개발 등은 잘 알려져 있지 않다. 또 태웅의 연결 재무제표에도 이들 기업 실적이 반영되지 않고 있어 지분율이 낮으며 영향력이 미미하다고 볼 수 있다.

다만 태웅에스엔티와 태상은 태웅과 상당한 내부거래 규모를 가져가고 있음을 공시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태웅에스엔티는 2019년 기준 98억원의 매출액이 태웅으로부터 나왔으며, 이는 전체 매출의 28.9%에 해당한다. 태웅에스엔티는 전년도에도 약 101억원의 매출을 태웅으로부터 올리며 매년 25% 정도를 확보하고 있다. 2012년 설립 당시 태웅에스엔티 매출 258억원 중 100억원이 태웅이었다.

태상은 태웅에스엔티와 거래 양상이 다르다. 태상은 2019년 기준 71억원 매출액과 158억원 매입액을 태웅과의 거래를 통해 기록했다. 태상은 단조제품을 재가공한 후 제품이나 상품으로 판매하는 것을 주 수익원으로 하고 있다. 태상의 매출원가 중 태웅 매입금액 비중이 최근 6년 평균 55.86%로, 경제개혁연구소는 이를 회사기회 유용에 해당한다고 보고 있다. 즉 일반적인 거래 구조에 총수일가 회사를 하나 끼워 넣어 통행세를 챙기는 형태로 볼 수 있다.

정리하면 지주사 역할을 하던 태웅홀딩스가 태웅 지분을 넘긴 곳은 일감몰아주기를 통해 회사를 키우고 있던 곳이며, 허 회장의 두 아들이 최대주주로 있는 회사였다. 

태웅에스엔티는 2012년 태웅스틸과 태웅테크 합병으로 만들어진 회사로, 당시 허욱 씨는 태웅테크 주식 1만주로 태웅에스엔티 신주 7만6491주, 지분율 55.8%를 확보해 대주주에 올랐다. 합병 전 태웅테크는 내부거래 등으로 인해 영업이익률이 상승했고 이를 반영해 합병비율 산정 시 태웅테크 기업가치가 높게 평가됐다. 또 합병 전년 태웅스틸 유상감자로 허 회장이 태웅스틸 보유 지분을 일부 현금화해 신설법인 태웅에스엔티 지분은 감소했다. 즉 태웅에스엔티가 만들어진 과정은 장남 허욱 씨의 지분율을 최대한 높이는 쪽으로 진행됐다.

태상은 2010년까지만 해도 허용도 회장이 지배주주였지만 2011년부터 허완 씨가 100% 지분을 보유한 것으로 공시돼 있어 증요 또는 매입 형태로 지분이 넘어간 것으로 추정된다.

태웅홀딩스가 현재 (유)태영으로 변경되고 지주사 지위를 상실한 건 당시 공정거래법 개정안에 대응하면서도 미래를 위한 포석으로 볼 수 있다. 2017년 공정거래법 개정안에 따라 지주회사 설립 요건 중 자산총액 기준이 1000억원에서 5000억원으로 올랐다. 2018년 말 기준 태웅홀딩스 자산총액은 1657억원이었다. 다만 공정거래법 개정안이 10년 간의 유예기간을 둔 만큼 당장 태웅 지분을 팔 필요도 없었지만, 태웅그룹은 이 기회에 우회 상속을 통한 경영승계 기반을 마련했다고 여겨진다.

이에 따라 향후 태웅에스엔티와 태상, 두 회사를 합병하면 자연스레 두 형제가 태웅에 대한 지배력을 확보하게 된다. 이는 태웅 지분을 넘기기 전이라면 허 회장과 부인이 보유하고 있던 태웅홀딩스 지분 100%를 넘기는 형태 또는 태웅홀딩스를 통해 보유하고 있던 태웅 지분을 상속하는 것보다 세금 부담을 덜 수 있다. 

한편 특수관계회사인 스틸코리아 또한 태웅과의 거래를 통한 일감몰아주기 의혹을 받고 있다. 스틸코리아는 허 회장의 동생 허현도 대표이사가 90% 지분을 보유한 곳으로, 스틸코리아 매출 중 태웅이 차지하는 비중이 2017년 41%에서 2018년 46%, 2019년 51%로 최근 증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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